새로운 날들의 생활...(눈오는 날)

카테고리 없음 2010. 1. 4. 10:17

이전까지는 눈 오는 날이 즐거웠습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버리고,
소담하게 쌓인 눈 왠지 여유마저 느끼게 했습니다.
남들이야 눈 때문에 교통이 막힌다고 짜증을 내고,
발을 동동 굴러도, 저는 눈을 처음 본 강아지 마냥 뛰어다니고,
내리는 눈을 보면 어김없이 카메라를 들고 출근하곤 했었지요.


그런데 이젠 눈이 반갑지 않습니다.
창밖에 하얗게 쌓인 눈을 보면 출근길이 걱정됩니다.
나의 출근길이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의 출근길이 걱정되어
하얗게 쌓여가는 눈을 보면 답답함이 함께 쌓여갑니다.


오늘도 그 답답함에 함께 출근하고,
버스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버스도 택시도 못 타고, 결국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습니다.
환승역까지 가는 지하철은 따듯했고, 창밖에 내리는 눈은 부드러웠습니다.
그녀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서 눈을 대하는 마음의 달라짐을 감상해 봅니다.
눈이 쌓여 답답해지는 마음도 행복이란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나의 세상은 변하고 있고, 달라지고 있습니다.
눈이 내립니다.
걱정이 쌓여가고,
행복이 쌓여갑니다.